퇴근하고 광화문에서 약속이 있었다.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교보문고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늘상 하던대로 미술사 코너, 철학 코너, IT 경영 코너를 둘러보고 핫트랙스에 갔다가 미술 잡지를 보고 있었다. 그 때 누군가가 아주 조심스럽고, 수줍은 듯한 신중한 목소리로 나를 “저.. 선생님~”하고 불렀다. 그런 일을 많이 겪어보지 않아 꽤 놀랐던 것 같다. 돌아보니 올 봄에 내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이었다. 수업 시간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차분한 자세를 유지하며 열심히 들었던 수강생이었다. 본래의 성품 자체가 차분하고 때묻지 않은 사람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한 기억을 갖고 있던 분이라 상당히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다. 근황을 물어보니 수업 들을 때는 모 갤러리의 인턴으로 근무하며 대학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