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의 단상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또 다른 가해자가 아닐까?

아르뜨 2014. 9. 14. 22:22


만약 누군가 저에게 최고의 미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X-파일'을 주저 없이 얘기할 것입니다.

미드는 X-파일, 워킹 데드 그리고 밴드 오브 브라더스 밖에 본 적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X-파일은 미스테리에 대한 관심을

처음으로 증폭시켜준 드라마이기에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드라마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로 미스테리물을 좋아한다는 얘기도 됩니다.


이러한 취향의 반영인지 요즘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아주 잘 챙겨 보고 있습니다.

보면서 나름 추리해 보기도 하고,

사건이 이후에 어떻게 풀리고 있는지 인상 깊었던 사건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도 합니다.


즉, 저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열혈 시청자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의 주제는 무엇인지 미리 검색해보고

흥미롭겠다 싶으면 꼭 본방 사수를 하고 맙니다.

아니면 누군가 저에게 이번 주 주제가 재밌을 것 같다고

얘기라도 해주면 이번 주는 꼭 보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저 역시 '그것이 알고 싶다'의 또 다른 가해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말입니다.

비록 저는 그 사건과 완전 무관한 사람이지만

이러한 나의 호기심과 흥미를 가장한 관음증이

또 다른 폭력성을 가지고 피해자들을 우롱한 일이 되어 버리거나

아니면 2차 피해를 안겨주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쓸데없이 심각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 속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이번 편은 레전드급이다",

"이번 편은 몰입도 최고였다",

"이번 편의 반전, 완전 대박이었다"는 식으로

마치 영화 감상하듯이 떠벌리는 행동은 자중하는 것이

이웃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