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의 단상

2013년 미술사 대학원 입시와 준학예사 시험 후기

아르뜨 2014. 1. 2. 22:56



2013년에 있었던 대학원 입시와 준학예사 시험 후기를 남깁니다. 물론 제가 시험을 본건 아니고, 스터디 같이 했던 멤버들이 보내준 합격 소식들 모음입니다. 올 한 해 미술사, 미술이론쪽으로 진로를 계획 중인 분들에게 참고가 될 듯하여 조금 낯간지럽긴 하지만 올려볼께요 :)


1. 미술사학과, 미술교육학과 대학원 합격 소식








2. 준학예사 시험 합격




이렇게 합격한 사람들도 있고, 당연히 불합격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합격한 사람들은 당연히 스스로 열심히 한 결과를 얻은 것이고, 불합격한 사람들은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분야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대학원 경쟁률은 인문학 관련학과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죠. 미술교육대학원은 말할 것도 없구요.


우선 대학원에 합격한 사람들에게는 이제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굉장히 외로운 길이 펼쳐질 것이란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인문학 특성상 금세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미술사 공부 그 자체를 즐기라는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공부하고 있는 내 모습이 가장 멋있다"라는 자기최면이 많이 필요하게 될거에요. 그리고 대학원에 들어가면 공부 외적으로도 할 일이 엄청 많아서 자괴감이 들 때가 분명 있을텐데 그래도 일단 버티고, 평생 해도 마냥 즐거워할 수 있는 전공 분야를 찾는데 매진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석사 논문에 있어서 강조하고 싶은건 딱 하나입니다. "빠르게, 그리고 충실하게". 석사 논문 작성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요즘에는 미련해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빨리 석사 졸업하는 것에만 급급해서 대충대충 쓴다는 것은 프로가 되기 위해 어렵게 대학원에 간 자신을 배신하는 행위이겠지요. 꼭 이렇게 거창하게 얘기하지 않는다해도 이 분야 사람들은 (당신의 석사 논문이 별로라는 것을) 금세 다 알게 됩니다. 그러니 이왕 하는거 충실하게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준학예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에게는 제가 스터디나 특강을 통해서 누차 강조했듯이 준학예사 자격만으로는 평소에 꿈꿔왔던 큐레이터의 길을 걷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에 일단은 어느 기관이든 들어가서 경력을 쌓기를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될 때 꼭 대학원에 가시길 바랍니다. 미술사든, 예술경영이든, 미술이론이든 말이죠. 그렇게 해서 꼭 실무와 이론을 겸비하기를 바랍니다.


대학원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다"입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사회에 진출하는 속도가 워낙 늦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미술사 대학원이 워낙 인기가 많다보니 재수, 삼수하고 입학하는 사람들 굉장히 많습니다. 이 말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힘내시고 다음 입시 전까지 자신이 부족한게 무엇인지를 하루 빨리 파악해서 보완하는데 매진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영어 점수(토익, 토플, 아이엘츠 다 상관없음) 높이는 것과 미술사학과 학부 수업 청강하는 것이 도움이 될겁니다.


준학예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우선 위로부터 해드리고 싶네요. 준학예사 시험은 2013년 한국미술사 문제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현대미술 파트가 나오는 바람에 많은 응시생들의 멘붕을 자아냈기 때문이죠. 서양미술사에서는 계속 현대미술이 나오는 추세였지만 이번에는 바로크 미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 분야의 차이 때문에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은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불합격한 사람들에게는 작년 이맘 때 전한 이야기로 대신 위로와 격려를 전하겠습니다.(☞ 준학예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이들에게)


합격한 사람들, 불합격한 사람들 모두 힘내세요. 미술사, 굉장히 매력적인 학문이잖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인생을 걸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학문이니 조급해하지만 마시길 바랍니다.


2014년에도 같이 공부 열심히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