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2층 전시실에 앉아있다. 2층 담당 경비 아저씨가 불가피한 일로 다른 곳에 계셔야해서 학예실 막내인 내가 대신 내려와있다. 앉아있어보니 대학원 다닐 때 인문학박물관에서 전시실 지킴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가 떠오른다. 전시실 지킴이 아르바이트는 단어 그대로 전시실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되는 일이었다. 다만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게 생각만큼 쉽지 않아 전시실에 있는 근현대 사료들을 매일같이 구경하곤 했다. 아마 그곳에 있는 사료들은 전부 외울 정도였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 녹음한 노래도 들었고, 1960년대 늬우스도 시청했으며,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하이라이트도 수백 번 본 듯 하다. 어릴 때 미친듯이 좋아했던 포니1, 포니2, 스텔라 자동차가 서울 거리를 장악했던 1980..